일상 이야기

싱가포르 여행 2일차

오고루 2024. 12. 28. 04:23

늦잠

낮밤이 뒤바뀐 지 오래되어서 그런지 하루종일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2시가 넘어서야 겨우 잠들었다. 그리고 호텔방은 여전히 방음이 안되어서 오늘도 아침 일찍 눈이 떠지고 말았다. 어제처럼 포기하고 바로 일어나서 나갈 준비를 하면 좋았겠지만 피로가 쌓여서 그런지 다시 잠들어서 12시가 넘어서야 호텔을 나섰다. 원래라면 송파 바쿠테에 조금 일찍 가서 웨이팅을 하려고 했으나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 차이나 타운과 호커찬에 먼저 가기로 했다.

차이나 타운

차이나 비키니 아저씨와 코난. 대체 왜 같이 있는지, 왜 이렇게 쓸데없이 잘 그렸는지 궁금한 벽화

 

차이나 타운 거리는 생각만큼 볼 게 없어서 대충 둘러보고 끝냈다. 요코하마 차이나 타운 같은 규모와 분위기를 생각했었는데 그것보다는 소소한 느낌이라 약간 아쉬웠다. 

 

호커찬

차이나 타운에 들린 김에 점심은 호커찬에서 해결했다. 치킨라이스와 누들 중에 고민하다가 가장 인기 있다는 간장소스 치킨누들을 주문했다. 미슐랭 1 스타를 획득했던 가게인 만큼 굉장히 맛있었는데 고기에 잡뼈가 많아서 씹을 때마다 흠칫해서 결국 고기는 다 못 먹고 남기고 말았다. 그것 외에는 가격도 저렴하고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클락키 퀘이 & 보트 퀘이

 

 

점심을 해결한 후 MRT를 타고 바로 클락키 퀘이로 이동했다. 과거 무역항이었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레스토랑과 바가 들어선 식당가가 되었다. 평일 낮이라 그런지 한산해서 여유롭게 구경하기에는 좋았지만 너무 썰렁해서 관광하는 기분은 조금 덜 들었다. 그렇게 대강 상점가를 조금 둘러보다가 미리 알아본 악기점에 들렀다.

Swee lee

 

Swee lee는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악기매장이라고 하는데 카페도 겸하고 있어서 악기 구경 겸 커피를 마시러 갔다. 특이하게 턴테이블을 들을 수 있는 좌석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는데 입구 근처의 LP 목록에서 원하는 앨범을 자유롭게 꺼내 들을 수 있게 세팅되어 있었다. 오랜만에 다양한 악기를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는데, 특히 비싼 악기는 기타 셀러(근데 이게 있는 말인가?)에 따로 온도 습도를 관리하고 있었다. 문이 잠겨있어서 근처에서 기웃거리고 있었더니 직원이 친절하게 안에서 편하게 보라고 문을 열어줬다. 시연도 해보겠냐며 권유했는데 구경하며 가격표를 쓰윽 봤더니 8천 달러가 넘어가는 기타들이 많길래 거절하고 사진만 찍어왔다. ㅎㅎ; 간장소스 기름 묻으면 캐붕이 팔아야 해~~

머라이언 공원

기타를 둘러보고 어제 피곤해서 들리지 못했던 머라이언 공원으로 출발했다. 야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낮에는 또 낮대로 볼만해서 괜찮았다. 그리고 사진으로 볼 때는 몰랐는데 동상이 생각보다 꽤 커서 놀랐다. 

그리고 어제 들렀던 마리나 베이 샌즈 건물이 바로 맞은편에 보였는데 건물이 바다와 잘 어우러져서 가까이에서 보는 것보다 더 좋았다.

나이트 사파리

머라이언 공원을 둘러보는데 여행 중 처음으로 비가 내렸다. 조금 흩뿌리다가 금방 그치긴 했지만 불쾌지수가 올라서 일단 호텔로 돌아왔다. 사실 저녁 일정은 제대로 정하지 않아서 뭘 할까 고민 중이었는데 귀찮아서 스킵하려고 했던 나이트 사파리를 급하게 예약했다. 대충 구글에 검색해서 나온 아무 사이트에서 나이트 사파리 예약가능 시간대를 알아봤더니 첫 타임인 7시 15분 예약이 비어 있길래 바로 예약하고 조금 쉬다가 싱가포르 동물원으로 출발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지 못한 채...

 

나이트 사파리가 위치한 싱가포르 동물원까지는 MRT와 셔틀버스를 타고 갔는데 호텔에서부터 약 1시간 정도 걸렸다. 도착했더니 예약시간 20분 전이어서 바로 입장을 하려 했더니 직원이 막아서며 내가 제시한 e티켓은 예약이 덜 끝난 페이지라 공홈에서 추가로 시간을 지정해야 한다고 했다. 분명 예약할 때 시간지정까지 다 했는데 다시 하라고 해서 긴가민가하며 알려준 대로 공홈에 들어갔더니 남은 시간대가 9시 45분밖에 없었다. 지금 시간은 6시 55분... 약 3시간을 동물원밖에서 기다릴 상황에 처해졌다. 동물원은 교외에 위치하고 있어서 근처에 구경할 스폿도 없었고, 일반 동물원은 이미 영업종료되었다. 시내를 들렀다 오기에는 왕복 2시간이라 정말로 멍 때리는 것 외에는 할 것이 없는 상황이었다. 입장 24시간이 안 남은 시점이라 환불도 안되어서 꼼짝없이 기다려야 할 상황에 놓여서 짜증이 났지만 기왕에 왔으니 오기로라도 기다렸다가 입장하기로 마음먹었다. 

다행히 스마트폰 배터리는 빵빵해서 비행기에서 보다만 스카이캐슬을 이어서 시청했는데 덕분에 시간은 지루하지 않게 때울 수 있었다. 고맙다 예서야~

 

 

사실 싱사카페 후기에서 나이트 사파리의 평이 좋지 않았지만 밤에 보는 사파리가 궁금해서 내심 기대했다. 그러나 많은 불호 후기대로 한 밤이라 너무 어두워서 동물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최대한 사진으로나마 담아보려 했으나 트램이 흔들리기도 했고 너무 어두워 나안으로 보는 것보다 더 안 보여서 사진 찍는 것은 그냥 포기했다. 분명 가이드 설명으로는 오른쪽에 뭐가 있고 왼쪽에 뭐가 있다고 말하고 있긴 했는데 수풀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최대한 뭔가가 찍힌 걸로 추린 것들이 위의 사진이다. 나의 최대치의 노력..ㅜ..

밤에 사파리를 누빈다는 감각만 느껴보고 싶은 거라면 가볼 만하겠지만 동물을 보러 가는 게 목적이라면 비추이다. 꼭 가야 한다면 그나마 밝은 7시 15분 첫 타임 예약대를 노리지 않으면 나처럼 풀만 보다가 오게 될 듯하다.

 

 

늦은 시간에 사파리에 입장했다 보니 벤쿨렌역에는 12시가 넘어서 도착했다. 원래는 사파리를 후딱 보고 송파 바쿠테에 가려고 했지만 시간이 틀어지는 바람에 다음날로 미루고 세븐일레븐에서 치킨누들 2트를 했다. 확실히 편의점 음식이 대중적이고 뭘 먹어도 평타이긴 한듯하다. 오늘은 함께 산 음료도 맛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아몬드 우유 아웃~~~~

 

내일은 여행 마지막날이니 아쉬움 없도록 더 알차게 돌아다녀야겠다.

 

한국 가면 몸살 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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